[레저레이더] 때이른 봄날씨 풀죽은 스키장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전국적으로 한낮의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도는 봄 날씨가 이어져 스키장 슬로프가 녹아들기 시작, 스키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스키 마니아들에게 2월은 언제나 `꿈의 계절'이었다.
1월의 슬로프는 춥고 딱딱하지만 2월부터는 솜이불을 깔아놓은 듯 부드러워져 스키를 즐기기에는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스키는 2월이 최적기'라는 통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온이 지나치게 올라가면서 스키장들은 폐장 분위기다.
지난주 전국적으로 난데없는 비가 내린데다 낮에는 수은주가 급상승해 수도권은 물론 강원권 스키장들조차 슬로프에 깔린 눈이 질퍽한 슬러시(SLUSH)로 변해가고 있는 것.
이같은 봄 날씨는 강원권의 경우 예년에 비해 3주 이상 빨리 찾아왔다.
IMF한파 때문에 매출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키장업계로선 설상가상격의 봉변이 아닐 수 없다.
영동지역 스키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내장객이 예년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며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시즌 마지막 대목인 봄방학때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같다"고 밝혔다.
베어스, 양지, 천마산, 지산 등 수도권 스키장들의 상황은 더 나쁘다.
낮은 지역에서는 스키어가 지나갈때마다 수상스키를 방불케하는 물보라가 일어날 정도.
밤에는 얼었다가 오전 11시부터 질퍽해지기 시작, 오후 2∼3시부터는 최악이다.
엉망이 된 슬로프는 야간스키를 탈때쯤에야 겨우 정상을 되찾고 있다.
수도권스키장들은 현재 슬로프관리를 포기한 상태로 조기 폐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
그러나 강원권스키장들은 "작년에도 3월15일에 60㎝가 넘는 큰 눈이 내렸었다"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