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IMF형 카달로그 제작 경쟁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톡톡 튄다. 사진도, 모델도, 형식도 흔히 보던 것들이 아니다. 봄 신상품 카탈로그 얘기다. IMF시대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면서 업체마다 카탈로그에 부쩍 정성을 쏟는다.
최소 비용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 싸움이 치열하다.
IMF형 카탈로그. 먼저 모델의 차별화가 눈에 띈다. 자사 사원들을 기용하고 컨테스트를 통해 뽑은 학생을 `얼굴'로 내세운다.
전속료가 억대를 넘는 유명 연예인, 톱모델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있다. 모델료를 절약하고, 신선한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주)신원은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에 지난해말 모델선발대회 대상 수상자인 조권탁군(서울예전 영화과) 등 대학생 7명을 모델로 기용했다.
LG패션의 신사복 브랜드 `타운젠트'와 캐주얼웨어 `티피코시'는 사내 직원 중에서 모델을 뽑았다. (주)지브이는 외국모델에서 국내모델로 바꿨다.
형식파괴도 두드러진다. 크기는 전통적인 타블로이드판이나 A4용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손바닥만한 소형도 드물지 않다. 엽서나 노트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도 많다.
보성어패럴의 `롤롤'은 표지 다음 쪽에 번쩍거리는 작은 셀룰로이드판을 부착했다. 급할 때 즉석 거울로도 사용할 수 있다.
패션잡화 브랜드인 `버쯔'는 사진과 함께 달력, 메모지, 주소록을 곁들였다. `루이레이'는 뒤쪽에 여백을 남겨 노트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프링노트처럼 만든 `휴고보스', `태승 트레이딩'의 카탈로그도 눈길을 끈다.
`이디엄'은 지극히 단순하다. 수십 벌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작은 사진들을 쭉 늘어놓았다. 촌스러움마저 느껴지지만 그 촌스러움이 오히려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이런던'은 중간중간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서태지와 아이들, 신해철 등의 노래가사를 싣고 있다.
[임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