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연봉씨름 최후통첩 '2년간 67억원'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9분
`코리아 특급' 박찬호（25．LA 다저스）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씨（40）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 프레드 클레어 단장에게 연평균 200만달러의 연봉을 요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가 벌어지고 있는 베로비치의 다저 타운에서 클레어 단장과 면담을 끝낸 뒤 기자와 만난 김씨는 "다저스의 입장은 2, 3년차의 다른 투수들의 연봉이나 성적 등을 비교, 상응하는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찬호의 경우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이 가치가 뛰어나므로 2년을 계약할 경우 400만달러 이상, 3년이라면 700만달러 이상을 보장받는 특별 대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레어 단장은 "입단 첫 해 13승을 거두고 신인왕을 차지한 일본인 노모 히데오도 2년째 60만달러, 3년째 90만달러, 그리고 올해에야 280만달러를 받기 때문에 첫 해 5승, 지난해 14승을 거둔 찬호의 98년 연봉은 60만∼90만달러 사이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박찬호는 노모와 달리 나이가 어려 발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인기도 있어, 한시즌 홈구장서 혼자 100만명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 등 관중 동원력도 월등하므로 다른 어떤 선수와의 비교도 무의미하다"면서 "2년 이상 계약을 할 경우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생각.
김씨는 "최악의 경우 1년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연봉이 100만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내년부터 연봉 조정 신청을 할 자격이 생기므로 물러설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오는 22일까지 베로비치에 머물 예정인 김씨는 18일 클레어 단장과 다시 면담하는 등 이번주내로 연봉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계속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3년차 선수들의 연봉 재협상 최종일인 다음달 3일까지 줄다리기를 계속할 가능성도 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