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美출국 '10승 자신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6일 15시 15분
`선발 10승을 향하여'.
16일（이하 한국시간） 태평양을 건넌 `야생마' 이상훈（27）은 "항상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95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처음으로 스카우트 손길을 받은 뒤 3년만에 `꿈의 무대'에 서는 이상훈.
오는 19일 LA 인근 세리토스대학의 킨캐드구장에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훈련을 공개하는 이상훈은 공개 입찰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사상 최초의 외국인이기에 사명감 또한 남다르다.
－작년 12월24일 LG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 발표한 뒤 40여일만에 미국으로 떠나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못 간다는 생각은 단한번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늦어지는 만큼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일이 꼬이면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점은 훈련이었다.
－미국행의 목적은.
▲일단 몸 만들기와 공개 훈련을 위해서다. 지난 5일 동국대팀이 지방으로 떠난 이후 마땅한 장소가 없어 무척 고생했다. 제주도를 다녀올 때까지 중간에 공백이 생겨 그동안의 훈련 효과도 떨어졌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려면 하루빨리 따뜻한 곳에서 피칭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행을 결심했다.
－LA에서의 훈련 일정은.
▲다음달 초까지 100％의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훈련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공개 훈련 때는 멀리던지기 정도만 가능한 상태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음달 중순이후 3∼4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할 수 있을 것이다. 계약이 끝나면 취업비자 발급을 위해 잠시 귀국할 예정이다.
－팀이나 역할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게 없는데.
▲지난 93년 프로에 입단할 때와 똑같은 심정이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팀이든 크게 신경 쓰진 않지만 기왕이면 나를 원하는 팀이 `명문'이면 좋겠다. 또 선발의 기회가 주어지면 반드시 두자리 승수를 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프로선수로서 첫 진출인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함께 뛰던 동료 선후배들에겐 항상 고맙다는 생각과 미안한 마음이 엇갈린다.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