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걸] '사자 유격수 내땅'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아, 최고예요."
요즘 김재걸（26）에 대한 삼성 코칭스태프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내외야를 통틀어 가장 훈련속도가 빠르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라는 얘기다.
김동재 수비코치는 "작년 겨울 2군에 내려가 있으면서 훈련량이 엄청났던 것 같다. 몸놀림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칭찬에 입이 마른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방망이의 헤드 스피드가 팀내 최고수준"이라며 올시즌 주목해야 할 선수라고 손꼽고 있다.
지난 95년 프로입단시 아마야구 현대 피닉스와 삼성이 법정싸움을 벌일 정도로 유망주였던 김재걸의 이름 석자를 감안하면 사실 지난 3년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프로적응의 첫번째 걸림돌은 체력적인 부담.
1m75, 68㎏의 갸날픈 몸매는 한시즌 126경기를 소화하기에 미흡했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니 자신감도 점점 없어졌고 작년시즌엔 전 백인천감독의 눈밖에 나 정신적인 방황까지 겪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수 없다'는 각오로 지난 겨울부터 훈련에만 자신을 채찍질했다.
남들이 1시간 훈련할때 2시간 땀을 흘렸고 하루 400∼500개씩의 티배팅으로 타격감각을 다듬었다.
한시즌을 끌어갈 밑천은 결국 체력이라는 생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전혀 딴 선수로 변신한 김재걸을 삼성에선 올시즌 유격수 후보 1순위로 꼽는다.
작년 주전이었던 김태균이 지난 겨울 치루수술을 받는 바람에 훈련량이 부족한 상태인 것도 자리다툼을 벌이는 김재걸에겐 호기.
"이젠 다른 생각 다 접어두고 야구만 바라볼 겁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