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투병 박철웅,동료들 위문편지에 눈물
기사입력 1998년 02월 10일 15시 43분
★…"아따, 성님 빨리 오쇼, 잉∼."
LG 최향남은 지난 96년 해태에서 박철웅과 함께 보낸 1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말수는 적지만 훈련은 누구보다 열심이었던 듬직한 선배.
10일 LG의 잠실 라커룸에서는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큼직한 종이에 뭔가를 정성스럽게 적어내려 가고 있었다.
"철웅아, 빨리 만나고 싶구나."
천보성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짧은 글 한줄로 표현했다.
작년말 해태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박철웅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달 5일.
그뒤 박철웅은 광주 조선대병원을 거쳐 현재 영동세브란스병원 409호에 입원해 있다.
생명은 건졌지만 아직도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
몇몇 선수들이 병문안을 다녀갔지만 12일 괌 투수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모든 선수들의 정성이 담긴 편지를 띄우기로 했다.
해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송유석은 "철웅이 너의 정신력을 믿는다"며 애써 눈물을 감추는 모습.
또 박철웅의 광주일고 선배인 박준태는 "빨리 안오고 뭐하냐"며 쾌유를 빌었고, 유지현은 "형, 잠실 라커룸에서 기다릴게"라고 써 다른 선수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박철웅과 아직 한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는 임선동은 "형, 나 선동인데 빨리 보고싶죠?"라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를 떨었다.
커다란 종이가 빼곡이 채워지자 유종겸 투수코치는 조심스럽게 접어 병원으로 향했고, 유코치가 펼쳐주는 편지를 읽어내려 가던 박철웅의 두눈에선 한줄기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