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3만원 빌려주면 안 잡아먹지!'
기사입력 1998년 02월 08일 15시 27분
대 명언가(?) 이기도 한 최영 장군님의 말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황금은 곧 돈이건만, 이 돈을 돌처럼 여기라 하는 것을 그냥 `길거리에 마구 버려도 (펑펑∼ 써도)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IMF 바람은 `황금 보기를 금강석같이 하라'고 바꾸어 놓았다.
돈 귀한 줄 이제야 겨우 안 것 같으니 말이다.
그저 3만원 꾸는 데도 이런 저런 온갖 기술을 다 동원한다.
지난 회에 이어 `최근의 3만원 빌리기 유형 백태'.
7. 신뢰 유발형－`미스김！ 내가 무려 800여명에 이르는 우리 회사에서 미스김 말고 누구에게 이런 말을 하겠어?
그 까짓 3만원 빌릴 사람이 영화 십계에서 갈라진 강 건너는 엑스트라만큼 많지만 오직 미스김에게만 부탁하는 거야. 알아?'
8. 위압형－`야！ 내가 달랑 돈 3만원 타령 한다고 날 우습게 보지마！ 나 인사부장하고는 사석에서는 얘쟤하면서 트는 사이야. 나한테 잘 보여야만 회사생활에 애로가 없다니까！'
9. 허풍형－`야！ 이거 나 인간 거시기가 왜 이렇게 안 풀리지?
겨우 돈 1천만원 만들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말야. 하룻밤에도 룸살롱에서 수백씩 펑펑 쓰던 나 인간 거시기가 죽었네！ 애들 껌값도 안 되는 1천만원이 오늘 필요한데 꼭 3만원이 모자라는구먼！'
10. 명분형－`햐！ 나라사랑 금 모으기에 집안에 있는 10돈쭝짜리 금송아지니 순금열쇠니 다 헌납해 버렸고… 이번 달 월급은 모두 가불해 불우이웃돕기와 수재의연금 아니 요즘은 홍수도 안났지…. 지난번 강원도에서 난 눈사태… 그 설해의연금으로 다 냈더니 막상 오늘 쓸 3만원이 없네！'
11. 얼빼기형－`아이고 큰 일 났네！ 친구놈이 한턱 사라고 회사 앞에서 기다린다 했고, 사장님이 바이어 접대하는 곳에 함께 가자고 했는데… 참, 미스김！ 거래처에 보낼 그 서류 아직 안 된거야? 컴퓨터 워드가 그렇게 굼떠서 어떻게 시집은 갈 거야? 미치게 바쁘네 빨리 3만원만 꿔줘. 시간없어！'
12. 주제 희석형－`이 건 미스김이 애타게 바라는 것이겠지만, 만약 우리 둘이 결혼을 하게 되면 네 주머니 내 주머니가 따로 없을 거야. 햐∼！ 미국의 클린턴은 왜 여난을 겪고 있는 거지…. 3만원만 줘봐！ 그리고 후세인은 무력으로 징벌을 가해야지 그냥 놔둬선 안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