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애잔한 노래 '초강세'
기사입력 1998년 02월 05일 15시 49분
요즘 거리에선 댄스곡을 접하기가 어렵다.
바로 몇달전 쿵짝쿵짝 현란한 사운드의 신나는 노래들이 물결치던 것과는 영 딴판이다. 몸도 마음도 시린 탓일까. 서글프고 애절한 곡들이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다.
IMF 시대를 사는 이들을 보듬고 쓰다듬기 위해선 일단 멜로디가 애조를 띠어야 한다. 노랫말 역시 가능한 슬퍼야 된다. 복고 냄새를 풍기면 더욱 좋다.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A.R.T.의 `슬픈 얼굴', 더 데이의 `정인' 등이 시대 분위기에 힘입어 뜨는 곡.
`사랑을 위하여'는 지난해 여름 발표한 김종환의 2집 수록곡. 연말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중장년층의 노래방 18번이 됐다. 부드럽고 쉬운 멜로디와 꺼끌꺼끌한 김종환의 목소리에 연인을 향한 절절한 사랑이 푹 담겨있다.
신인 남성 4인조 A.R.T는 더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데뷔곡 `슬픈 얼굴'이 그야말로 돌림노래처럼 거리와 방송을 메우고 있기 때문. 사랑하는 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슬픈 이별을 그렸다. R&B 리듬에 트로트 멜로디를 절묘하게 섞은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애절함을 부추기는 아코디언 연주가 향수를 자극한다.
더 데이의 `정인' 또한 매주 방송횟수 50여회를 기록하고 있는 화제작. 연인이 떠난 후에야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다는 내용의 발라드곡이다. 섬세한 현악 편곡과 김기주의 `처절한' 목소리가 하염없이 슬프다.
`헤어진 다음날'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히트곡.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테마를 샘플로 사용해 눈길을 끈다. 유려한 바이올린 연주가 복고적인 노래다.
이밖에 더 더의 `딜라이트', 자화상의 `나의 고백', 김현성의 `소원' 등이 가라앉은 시대상황을 틈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