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명] 월드컵 본선 수문장 중책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방콕（태국）＝본사 국제전화】 `높이에는 높이로.'
월드컵축구 대표팀의 차범근 감독이 `꿈의 무대'에서의 승리 해법을 `높이'에서 찾았다.
한국보다 전력이 앞서는 상대와의 대결에서 승리의 열쇠를 다득점보다는 최소실점으로 파악하는 차감독이 서동명（徐東明．24）에게 월드컵 본선 수문장의 중책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
서동명은 지난달 31일 끝난 98킹스컵 국제축구대회에서 예선 3게임과 결승전을 모두 뛰며 차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4게임에서 3실점했지만 1m96의 큰 키와 긴 팔로 장신인 덴마크와 이집트 스트라이커들의 고공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저지했던 것.
서동명이 본선에서 책임져야 할 게임은 네덜란드와 벨기에전이다.
베르캄프 클루이베르트（이상 네덜란드）, 올리베이라 닐리스（이상 벨기에） 등 상대팀 스트라이커들이 모두 1m80대의 큰 키에 점프력까지 겸비한 공포의 대상들이지만 그의 큰 키를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차감독의 믿음이다.
다만 공중볼에 비해 땅볼에 약한 서동명이 천부적인 득점감각에 폭발적인 드리블 능력을 갖춘 이들이 낮은 슈팅을 집중적으로 쏘아댈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10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보여준 환상의 열연은 이런 걱정을 싹 가시게 한다.
호나우도 둥가 카를로스 레오나르도 등 세계의 별들이 무수하게 쏘아대는 `드림 슈팅'을 환상의 거미손으로 무력화시켰던 것.
비록 호나우도에게 페널티킥으로, 안데르손의 오른발에 골을 허용했지만 서동명의 플레이는 세계 특급스타로서 손색이 없는 환상자체였다.
차범근 감독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동명에 대한 믿음은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월드컵 본선 첫 승 희망의 출발점은 서동명"이라고 말했다.
[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