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vs서장훈]캠퍼스 마지막 승부 '졸업선물로 우승을...'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덩치 만큼이나 간도 크다고 정평이 난 `한국판 바클리' 현주엽（고려대 4년）의 이날 자유투 성공률은 37.5％.
16개를 던져 6개만이 바스켓을 통과했다.
`쥬라기 공룡' 서장훈（연세대 4년）은 자유투 2개를 던졌지만 1개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같은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은 단지 백보드 뒤쪽에서 열광하는 양교 응원단 때문만이 아니었다.
한국농구 90년사에 최대의 라이벌로 통하는 그들.
그동안 지켜왔던 자존심이 자유투 한방 한방에 실려있다는 중압감이 그들의 어깨를 짓누른데서 비롯됐다.
이달말 졸업을 앞둔 서장훈과 현주엽이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2일 오후 2시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휘문중－고 1년 선후배로 한솥밥을 먹다 지난 93년 서장훈이 연세대를, 이듬해 현주엽이 고려대를 선택하면서 엇갈린 그들의 대결사는 이번 승부로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모른다.
이미 서장훈의 진로는 프로농구 청주 SK로 결정난 상태이고, 현주엽도 올시즌 최하위인 SK에 지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겉으론 태연한 척하지만 그들의 타는 속은 1, 2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차전서 패한데다 코부상으로 얼굴이 부어있는 현주엽은 고개를 떨군채 버스에 올랐다.
2차전서 2차례 연장까지 치르면서 고배를 마신 서장훈은 종료버저가 울리자 혼자 라커룸으로 사라져버렸다.
후배들의 실수에 늘 대범했던 그들이 유독 이번 승부에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에서도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
졸업선물로 농구대잔치 우승 트로피를 모교에 바치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외나무다리에 그들은 위태롭게 서 있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