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허재 '포지션 파괴'
기사입력 1998년 01월 31일 14시 30분
1번 강동희, 2번 허 재.
프로농구 부산 기아의 포지션을 보면 게임을 리드해 나가는 야전사령관은 포인트 가드（1번）인 강동희（32）이고 그로부터 볼을 받아 득점을 올리는 슈팅 가드（2번）는 허 재（33）다.
그런데 올시즌들어 기아의 플레이에는 이러한 구분을 찾아볼 수 없는 경기가 많아졌다.
1번과 2번의 `포지션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는 허 재가 자신의 영역은 물론, 포인트 가드의 역할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설연휴 첫날인 지난 27일 잠실에서 벌어진 기아_대우전.
이 경기는 허 재의 독무대나 다름없던 경기였다.
허 재는 24득점을 올려 팀의 최고득점기계인 김영만과 같은 득점을 기록해 주득점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한 것은 물론이고 어시스트도 무려 11개나 기록해 포인트 가드인 강동희를 무색게 했다.
이날 강동희의 어시스트는 5개. 누구도 속일 수 없는 세월 탓에 매경기마다 허 재에게 이렇듯 맹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허 재가 30여분 이상 출전하는 경기서는 어김없이 슈팅 가드와 포인트 가드의 역할을 다하고 있어 그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코칭 스태프는 그가 최대한으로 뛸 수 있도록 배려한다.
물론 강동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프로리그에서 자신의 역할이 분담돼 팀의 공격력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타구단의 코칭스태프들은 내심 이번 시즌에도 기아가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예상한다.
[이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