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5년만에 스크린 컴백 '깡'으로 버텼어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이윤성(23)은 93년 최재성과 `아담이 눈뜰 때'란 영화에 출연한 데 이어 요즘 자신의 두번째 스크린 출연작 `조용한 가족'(김지운 감독．명필름 제작)을 촬영 중이다.

아직 배우보다는 모델로 더 유명한 그녀가 영화에 출연한 동기는 똑같다. `아담이 눈뜰 때'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잡지 패션 화보에 실린 이윤성의 사진을 보고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은 것.

지방 소도시에서 산장을 운영하다가 연쇄살인 사건을 겪게 되는 엉뚱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조용한 가족'에서 이윤성은 첫째딸 미수역.

"`내가 왜 하필이면 이런 집안에서 태어났을까'란 생각을 갖고 가족들과 말도 안하는 딸 역할이에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오픈 세트에서 한겨울에 촬영이 진행된 탓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추위와의 전쟁'이었다는 게 이윤성의 설명.

"제 역할은 한마디로 공주병 걸린 여자인데 `겨울 멋쟁이는 옷을 얇게 입는다'는 말도 있 듯이 제 출연 의상이 유난히 얇은 것이어서 더욱 추위에 떨어야 했죠."

이 영화에서 이윤성이 꺼낼 `비장의 카드'는 구성진 노래 솜씨. 양평에서 촬영하던 기간에도 촬영 끝나면 동생역의 고호경과 숙소 근처 노래방에 들를 만큼 최신곡을 즐기는 그녀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부를 곡들은 흘러간 가요여서 각별한 연습이 필요했다고.

"`별들의 고향' 주제곡이었던 윤시내씨의 `열일곱 살이에요'와 `산장의 여인'을 불러요. `산장의 여인'은 혼자 있을 때 청승맞은 분위기로 뽑아내고, `열일곱 살이에요'는 남자를 유혹하는 상황에서 간지럽게 부르는 것이죠."

이윤성은 아직 스스로 연기에 대해 불만스러운 점도 많지만 촬영전에 조언을 주는 어머니역의 나문희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또 리허설 때마다 "이건 어떻습니까, 저건 어떻습니까"라고 감독에게 물어보며 많은 준비를 해오는 오빠역의 송강호 선배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또 삼촌역의 최민식은 이윤성의 얼굴이 동글동글하다고 `핸드볼'이란 별명으로 부르며 특별히 귀여워 했다고.

"나도 선배들처럼 대사를 맛깔스럽게 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저 특유의 자신감으로 세번 남은 보충 촬영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