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젖은두만강] '죽음의 강'서 싹틔운 애달픈 사랑
기사입력 1998년 01월 30일 15시 58분
개성파 배우 양재성과 권소정이 위험을 무릅 쓴 사랑으로 인해 발생한 비극적인 삶을 선보인다.
이들은 스포츠조선, 극단 가교, 극단 신시, SBS가 공동 주최, 2월 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눈물젖은 두만강'에서 비련의 부부로 등장하는 것.
김상열 작, 연출의 이 무대는 비운의 시대에 태어난 죄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여인 남정애의 인생 유전을 그린 최루 뮤지컬.
양재성은 극중에서 독립군 첩보장교 김승빈, 권소정은 비극의 주인공인 두만강 뱃사공의 딸 남정애로 출연, 비련의 부부애를 그려낸다.
이들은 이미 `홍도야 우지마라'에서 오빠, 동생으로 만났으며 `울고 넘는 박달재'에서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출연하면서 호흡을 맞춰온 악극 콤비.
"일본경찰에게 쫓겨 두만강 뱃사공의 집에 들어온 후 정애에 의해 헛간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지요. 이때 승빈은 목숨을 구하지만 정애는 모진 고문에 이은 슬픈 인생 역사가 시작됩니다."(양재성)
"두만강에서 한번, 서울에서 또 한번 그리고 아편 소굴에서 마지막, 그렇게 세번 만나게 됩니다. 세상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세번밖에 볼 수 없는 비극의 여인이 바로 정애입니다."(권소정)
남정애의 비극은 남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남편없이 홀로 아이를 낳은 후 시부모를 찾아 경성으로 간다. 그러나 젊은 여자와 재혼한 시아버지, 생각없는 시어머니로 인해 정애는 어린 아들을 부잣집에 양자로 보내야만 한다.
핏덩이 아들과 생이별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중국 상해로 건너간 정애는 고급 주점 흑룡강에서 밤무대 가수로 전락한다.
그런 중 일본 헌병대장의 암살을 목적으로 숨어 들어온 조선인 청년이 바로 꿈에도 그리던 자식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정애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들대신 일본 헌병대장을 쏘고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양재성과 권소정은 이처럼 질곡의 역사속에서 하얀 눈발처럼 살다간 한 가족의 애닯고도 가슴시린 삶을 극적으로 형상화, 관객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셔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재성은 부산 출신으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으며 `철부지들' `햄릿' `멀고 긴 터널' `번지없는 주막' `홍도야 우지마라' 등 100여편에 출연했다.
권소정은 SBS 탤런트 공채 1기로 드라마 `분례기' `이 여자가 사는 법' 그리고 악극 `굳세어라 금순아' `울고 넘는 박달재' 등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11인조 악단의 연주에 맞춰 `달도 하나 해도 하나' `눈물 젖은 두만강' `청춘 블루스' `아내의 노래' 등 주옥같은 트로트 가요를 들려준다. 매일 오후 4시, 7시 30분. (02)369－1571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