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이상민 '투혼도 만점'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대부분의 오빠부대 스타들은 테크닉은 화려한듯 하지만 실속이 없는 `속빈 강정'이라는 비아냥을 듣곤 한다.
그저 매끈한 마스크로 팬들을 매료시키지만 `진정한 스타'로 여기기엔 기량이나 정신력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들이다.
하지만 프로농구 대전 현대의 `컴퓨터 가드' 이상민은 이같은 주위의 시선을 단호히 거부한다.
질풍같은 드리블링, 송곳같은 아웃렛 패스, 그리고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승부욕….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기아전은 이상민이 기량이나 정신력에서 진정한 오빠부대 스타임을 증명한 한판이었다.
기아전은 올시즌 정규리그의 우승 향방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일전인데다 오는 4월에 있을 챔피언결정전의 전초전.
게다가 이상민은 개인적으로 기아 강동희와 `으뜸 도우미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부상투혼을 발휘한 이상민의 판정승이자 현대의 KO승이었다.
이상민은 이날 기아로부터 유독 심한 마크를 받았다.
신선우 감독이 1게임 출전정지 징계로 벤치를 비우게 됨에 따라 이상민은 자연스레 코트의 야전사령관역을 맡았고, 이에따라 기아 수비진의 표적이 됐던 것이다.
기아의 우악스런 수비로 인해 플로어에 나뒹군 것만 해도 모두 3번.
1쿼터엔 허 재와 리바운드볼을 다투다 왼쪽 손목을 다쳤고, 2쿼터엔 코트에 미끄러지고 또다시 리드의 블록슛에 걸리면서 2차례 플로어가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공중낙하했다.
손목이 부어오르고 엉덩이는 화끈거렸지만 그때마다 이상민은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30분43초를 뛰는 동안 13득점, 8어시스트. 반면 강동희는 10득점, 5어시스트.
경기가 끝난 뒤 체육관을 나서는 이상민은 손목과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도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젠 정규리그 우승이 보여요."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