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이상훈 '제2의 이라부' 될까?
기사입력 1998년 01월 21일 15시 02분
이상훈은 `제2의 이라부'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 진행된 이상훈의 미국행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라부가 양키스에 입단하게 된 경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라부는 지난 96년 미국행을 선언, 당시 소속팀이었던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갈등을 일으켰다.
롯데는 결국 이라부의 의지를 꺾을 수 없어 자매구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마이너리그 선수와 이적료를 받는 조건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됐다.
이라부는 일본 프로야구（NPB）로부터 미국진출을 허용받는 등 `프리에이전트' 신분을 확보하자 샌디에이고가 아닌 뉴욕 양키스에 가고 싶다고 버텼다.
이 문제는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커미셔너 사무국은 이라부가 프리에이전트임을 감안해 뉴욕 양키스와의 입단교섭을 결국 허용했다.
뉴욕 양키스는 샌디에이고로부터 300만달러에 독점영입권을 사들이고 선수 3명을 트레이드하는 조건으로 이라부에게 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이라부 사태로 진통을 겪은 메이저리그가 이상훈에게도 말썽의 소지가 없도록 프리에이전트 신분을 갖춰야 한다고 결정할 수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는 `선수 임대'라는 형식이 전혀 없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선수들도 모두 자국내에서 프리에이전트로 인정된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훈이 이런 과정을 거쳐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뒤 보스턴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눈길을 돌린다면 바로 `이라부 케이스'가 되는 것이다.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