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날씬한 거인 '군살빼기 100%합격'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15시 33분
`도랑 치고 가재도 잡고….'
거인이 군살 빼기에 성공했다.
군살만 뺀게 아니라 거금까지 고스란히 지갑속에 챙겼다.
롯데 선수들은 매년 팀 훈련이 시작되면 가장 두려워 하는게 하나 있다.
경기를 앞둔 권투선수처럼 몸무게를 재는 것이다.
적정 체중을 초과한 선수는 1㎏당 10만원씩 벌금.
자율훈련 동안 게을러지지 않도록 김용희감독이 특별 지시한 사항이다.
지난해에도 일부 선수는 개막전까지 끝내 살을 못빼 총 100만원이 상조회 기금으로 보태졌다.
그런데 올해는 그야말로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19일 부산 사직구장 라커룸에서 실시된 검사에서 100％가 합격한 것.
0.1t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5㎏ 정도 줄이고도 적정 체중을 1㎏ 초과한 임수혁 이동수 문동환은 `심사관'인 곽기수 트레이너의 눈을 피해 숨바꼭질을 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합격 범위.
결국 43명의 선수가 뺀 몸무게는 총 60㎏, 벌금액으로 환산하면 600만원에 이른다.
롯데가 날씬해진 것은 상습적인 `비만 선수'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
지난해 삼성으로 이적한 박동희, 이달 초 자유계약으로 풀린 김상현 등은 매년 선수단의 상조회 기금을 부풀려준 `우량 고객'들이었다.
하지만 `IMF 시대'에 생돈을 떼일 수 없다는 의지가 살빼기의 비결이었다는 후문.
감량의 필요성을 절감한 선수들도 많다.
외야수 손동일과 이영주가 대표적인 케이스.
84㎏을 적정 체중으로 지시받은 손동일은 평소 87㎏이 넘는 몸무게를 6㎏이나 줄였는데 살을 빼면서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
엉덩이가 큰 간장 독만한 이영주도 90㎏에 이르던 몸무게를 85㎏으로 만든 뒤 물찬 제비처럼 동작이 빨라졌다.
이들은 `IMF 시대'에 `체중 조정'을 통해 첫 효과를 체험한 선수들임은 물론이다.
[이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