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연인들 '사랑의 통장' 붐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신세대 연인들사이에 `사랑의 통장'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사랑의 통장은 매주 또는 격주마다 각자 1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돈을 공동통장에 적립하는 것.
신세대 연인들도 IMF 긴축 경제시대에 먹고 마시며 흥청망청 돈을 쓰는 만남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통장으로 목돈이 마련되면 만난지 100일, 200일, 300일째 등 의미있는 날 그럴싸한 식사를 하거나 여행경비로 사용하는 등 `공동의 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
공동통장의 가장 큰 이점은 만에 하나라도 둘이 헤어지게 될 때 `위자료'가 된다는 것.
이때는 버림받은 쪽이 적립금을 독식하는 게 불문율로 돼 있어 자기가 부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상대방을 소중히 여길 수 밖에 없다.
한태경양(이화여대 교육공학과 3년)은 "가끔씩 의견충돌이 생겨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통장의 돈이 아까워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목돈도 만들고 사랑도 두텁게 다지는 사랑의 통장을 갖기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보람 명예기자(이화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