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인] '첼리스트-과학자 둘다 욕심'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예술의 전당이 16, 17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98신년음악회에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 외에 중학교 1학년 까까머리 첼리스트가 출연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해 9월 차이코프스키 국제청소년 콩쿠르 첼로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고봉인군（13．전주 신흥중．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그는 국내 음악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외국 유학을 거치지 않은 순수 국내파로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첫 음악도이기 때문이다.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를 연주할 그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실 거라고 생각하니 무척 떨린다"고 소감을 밝힌다. 떨린다고 말하지만, 나이답지 않게 차분하다.
이번 무대는 작년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에서 처음 갖는 연주회다. "앞으로 연주할 기회는 무궁무진 하고, 무엇보다 지금은 기본기를 공부해야 할 나이라고 생각해 되도록 무대에 서지 않으려고 해요."
고군이 첼로를 시작한 것은 7세 때. 거장 카잘스가 연주한 베토벤의 `첼로소나타' 음반을 듣고 감동해서부터다. 하지만 처음엔 취미로 하루 30여분씩 연습한 게 고작. 우연히 참가한 미국 인디애나대학 음악캠프에서 교수들이 "타고났다"고 이구동성으로 칭찬한 것을 계기로 3개월간 본격 연습, 9세 때 독주회를 열었다.
현재 고군을 가르치는 정명화씨는 "작품의 흐름을 잡아내는데 특히 재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그가 말하는 첼로의 매력은 깊고 울림이 있는 소리. 저음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그 음악에 관객들이 감동할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70, 80세가 되어 그때에 음악적으로 진짜 사랑을 받는 연주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첼로연주는 일단 중3 때까지만 할 생각이다. 과학자의 꿈도 떨쳐버리기 힘들다. 최종 진로는 그때 가서 결정할 계획이다. 사실은 둘 다 하고 싶지만. 공연시간 오후 7시.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