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잇따른 폭설 '눈아 고맙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펄∼펄, 돈이 옵니다. 하늘에서 돈이 옵니다'.
최근 강원도 영동지방을 뒤덮은 폭설은 알프스, 용평, 성우, 보광, 대명 등 이 지역 스키장들에는 눈이 아니라 돈이다.
지난 10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진부령 대관령과 미시령 등 높은 곳을 중심으로 최고 1@가량 쌓였다.
덕분에 이 지역 스키장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값비싼 인공제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스키장의 인공 제설비용은 지난해까지 1@에 약 1천5백원이었지만 올해는 에너지 비용이 급등한 탓에 2배인 3천원쯤을 쓰고 있다.
용평리조트는 슬로프 23개의 평균 제설비용이 1면당 5천만원.
전기요금, 인건비, 물값, 제설기계의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한 가격이다.
여기에 시시때때로 보수작업과 보충 제설을 해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돈이 슬로프에 뿌려지고 있는 셈이다.
대명홍천리조트의 경우 지난 시즌 눈을 만드는데 든 비용은 총 4억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포근한 날이 많아진데다 물가 인상으로 이미 6억원 이상을 눈을 만드는데 썼다.
이번 폭설의 값을 같은 양의 인공제설 비용에 비교하자면 스키장에 따라 4억원에서 1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곳은 진부령 알프스리조트.
지난 10일 70㎝가 내린데 이어 12일 10㎝가 추가됐다.
용평리조트에는 40㎝가 내렸고, 보광휘닉스 20㎝, 현대성우 17㎝, 대명홍천리조트에도 20㎝의 눈이 쌓였다.
폭설이 내린 스키장들은 단순히 제설비용을 번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연설 스킹과 환상적인 설경을 기대한 스키어들이 대거 몰려들어 매출도 따라 오르기 때문이다.
용평리조트의 최영성씨(장비과)는 "스키장에서 눈의 가치는 한마디로 무한대"라고 말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