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김재현] 화끈한 '4번 싸움'
기사입력 1998년 01월 10일 13시 55분
말리지 말아야 할 싸움이 있다.
야구에서의 자리 경쟁.
싸우는 선수들의 기량은 쑥쑥 늘고 팀 전력은 더욱 탄탄해지는 `꼭 붙여야할 싸움'이다.
이번 겨울에는 LG 4번타자 경쟁이 화끈하다.
지난 2년동안 `양키' 심재학（26）이 붙박이로 지킨 자리.
`캐넌히터' 김재현（23）의 컴백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심재학이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자리굳히기'에 실패한 것이 화근.
김재현은 1년동안 보지 못한 `그리움'의 프리미엄까지 얹어 복귀와 함께 벤치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천보성감독은 "재현이는 최고의 파워히터"라고 칭찬하면서 "겨울훈련 동안 재학이와 기량 싸움을 붙여 4번타자를 낙점하겠다"고 말했다.
장타빈곤의 걱정을 듣는 쌍둥이 타선에서 `파워히터'의 명맥을 잇는 두명의 좌타 슬러거.
몰아치기는 심재학이 화끈하고 꾸준함은 김재현쪽이 낫다.
지난 96년 뜸직한 클러치능력으로 쌍둥이 4번 자리를 꽉 잡은 심재학은 작년에도 팀 역대 한시즌 최다 기록인 84타점을 뽑았다.
반면 김재현은 프로에서 4번을 친 경험이 없는 것이 흠.
데뷔 이후 줄곧 2번을 쳤고 3번과 5번을 들락거린 정도다.
그러나 스윙스피드가 빨라 왼손투수에게 강하고 발까지 빠르다는 점은 심재학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심재학은 "만만히 물러설수 없다"며 각오를 세우고 김재현은 "기대만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며 큰소리.
그라운드 밖에서는 단짝 동료, 그러나 이제 한바탕 치열하게 맞서 싸울 기세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