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남성을 보호하라'너도 나도 몸조심
기사입력 1998년 01월 08일 13시 58분
@…"거룩이가 싫다."
월드컵축구 대표팀이 긴장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대표팀에 보강된 최거룩（22．중앙대）의 전력이 알려지며 선수들이 몸조심에 나선 것.
최거룩의 포지션은 수비수. 1@83, 77㎏의 다부진 체격에 투지가 좋은 그는 상대 스트라이커들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월드컵팀 선수들이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박건하（수원 삼성）의 `남성（男性） 수모사건' 때문이다.
지난 95년 대통령배대회. 당시 중앙대 1년생으로 주전을 꿰찼던 최거룩은 실업최고의 스타였던 박건하를 전담 마크했다.
시종일관 그림자처럼 박건하를 마크하던 최거룩은 순간적으로 돌파를 당하면 심판몰래 교묘하게 유니폼을 잡아 당기는가 하면 팔꿈치로 선배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맛보기에 지나지 않았다.
경기가 과열된 어느 순간 드리블을 하던 박건하는 비명을 지르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최거룩이 박건하의 낭심을 엄청난 힘으로 움켜쥐었던 것.
심판은 즉각 최거룩에게 경고를 주었지만 이후 박건하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경기를 마쳐야 했다.
경기직후 최거룩은 목욕탕에서 검푸르게 멍이 든 낭심을 바라보던 박건하에게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를 했다.
"저∼, 감독님이 선배님 `물건'을 움켜쥐라고 시켜서…."
이런 저런 사정을 훤히 아는 월드컵팀 선수들이 긴장을 풀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매일처럼 열리는 청백전에서 월드컵팀 공격수들의 가장 큰 희망은 최거룩과 같은 편이 되는 것이다.
왜? `남성（男性）'을 보호해야 하니까.
하지만 차범근 감독은 "최거룩의 이같은 책임감을 본받아야 한다"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