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IMF한파 '호랑이 마케팅'으로 뛰어넘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03일 14시 36분
'IMF 한파를 호랑이 마케팅으로 극복한다.'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각 기업들이 무인년 새해를 맞아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캐릭터, 광고, 이벤트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IMF 돌파에 나서고 있다.
호랑이 마케팅은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영물로 여겨지는 호랑이의 신령스러움과 용맹함으로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자는 바람과 맞물리면서 크게 확산되고 있다.
호텔 부산롯데는 구랍 30일부터 4일까지 호랑이띠 투숙객을 대상으로 호랑이와 기념 촬영을 하는 기발한 상품을 내놨다.
기념 촬영에 나설 호랑이는 이 호텔의 라스베가스쇼에 출연중인 아시아(16. 암컷). 조련사인 페르코스 형제가 생후 8주때부터 기르기 시작해 무척 온순한 편인데 이번 행사를 앞두고 고객 응대법 등에 대한 훈련을 받기도 했다.
롯데측은 반응이 좋을 경우 설 연휴가 끼어있는 오는 23일부터 2월1까지 한번더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달부터 2월6일까지 호랑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 기간동안 유러피언 광장에 전설속의 영물인 백호를 위해 가로 4@, 세로 5@의 특수 제단을 설치해 지난 6월에 태어난 '헤라'와 '세라'를 전시하고 있다.
또 백호에게 소원을 비는 '백호 소망 기원제'를 마련, 고객들이 소원을 빌면서 던진 돈을 모아 백호 번식과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밖에 동물원 백호우리에는 '국난극복' '국태민안' '근검절약'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호랑이띠 고객과 이름에 호(虎)자가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자유이용권 할인 혜택을 준다.
이와 함께 SK는 시베리아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광고를 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고려대 등도 최근 친근한 이미지의 호랑이를 새로운 마스코트로 지정, 호랑이 붐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각 시내 백화점 등에는 만화나 사진, 호랑이 무늬를 디자인 소재로 활용한 학용품이나 인형, 장난감, 생활용품 등 호랑이 캐릭터 상품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LG백화점 캐릭터상품 코너 김정화양(24)은 "호랑이해를 맞아 강아지, 곰 등을 제치고 호랑이 캐릭터가 최고의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느릿한 소의 해를 보내고 민첩한 호랑이 해를 맞아 빠르게 'IMF 고비'를 훌쩍 뛰어보려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