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령] '순정연기'도 만점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15분
"이번엔 못된 역 아니에요. 정말 괜찮은 역이라구요."
MBC TV 6．25특집극 `바람과 강'의 촬영을 최근 마친 조미령은 `숙경' 칭찬에 여념이 없다.
`바람과 강'에서 조미령은 주막 주인인 과부 월포댁(정영숙)의 둘째딸 숙경으로 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시골처녀에서 여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연기한다.
3부작중 1,2부의 숙경은 얼굴엔 흙칠, 행동은 천방지축이지만 마을에 찾아온 전도사 청년(정준호)을 만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다른 여배우들같으면 `안 예쁘게 나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조미령은 정반대.
"집에 있을땐 원래 화장도 안 하고 지내는걸요. 너무 편했죠."
좋은 일만 있진 않았다. 유난히 물을 무서워해 정준호와 함께 물에 뛰어드는 장면에선 허리까지 차는 물(！)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3층 건물 높이의 나무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선 `안전장치를 해주겠다'는 말에 그물이라도 치려나보다 했더니 매트리스 3장을 깔아주더라는 것.
"나무에 올라가 까불다 떨어지는 장면인데 무서워서 까불수가 없었어요. 결국 `악！'하는 비명소리로 처리했죠."
그러나 6．25로 인한 전도사의 죽음으로 자살소동을 벌이는 한편 상이군인이 된 학수(임호)와의 만남을 통해 숙경은 어른이 돼 간다.
`동기간'의 미령이, `미망'의 이성댁, `별은 내 가슴에'의 이화로 이어지는 악역 3부작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일단 성공이라는 자평.
이화역을 맡은 뒤로 수많은 코미디－오락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왔지만 대부분 거절했다. "이름이 알려진건 참 반가운 일이지만 이미지가 굳어지고 싶진 않다"는 얘기.
최근 매니저와의 결별로 엉뚱한 소문이 돌아 사방에서 "왜 일을 쉬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28일 가수 유열과 함께 HBS 주최의 CF모델 선발대회 MC를 맡는게 당분간 유일한 방송 출연.
그 밖에는 `정말 하고싶은 작품'이 나타날때까진 미국여행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특기인 육개장을 끓여 아버지와 오빠를 기쁘게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