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대권도전' 선언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한화 장종훈（29）의 `홈런신화'가 새롭게 작성된다.
열아홉살 소년의 힘으로 12개의 홈런을 때린지 꼭 10년.
그 어린 장종훈이 이제는 다음달 아기의 아버지가 되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지만 변함없는 것은 홈런포였다.
10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
장종훈은 지난 24일 대전 현대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때리면서 10년을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하는 위업을 쌓았다.
최다시즌 홈런은 현역 최고참인 삼성 이만수의 11시즌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이만수가 대학과 실업을 거친 프로야구 원년멤버였던데 반해 장종훈은 고졸로서 일찌감치 홈런포에 눈을 뜬 덕분에 홈런공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92년 41개의 홈런을 때려 한시즌 최다기록을 보유한 홈런의 대명사처럼 꿈도 원대하다.
이만수의 최다시즌 홈런을 뛰어넘어 은퇴하는 그날까지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는 초유의 홈런타자.
팔팔하던 힘은 떨어졌다.
그러나 기술과 정확성은 물이 오를대로 올라있어 그 가능성은 결코 헛되게 들리지 않는다.
다만 대포행진에 비해 기약없는 홈런왕은 늘 아쉬움이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해태 이종범과는 6개차로 뒤진데다 이종범의 힘과 기량이 최고조라는 점에서 추월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장종훈은 여름철을 승부처로 꼽고 있다.
해마다 봄과 가을보다는 여름에 무섭게 몰아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세력이라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의 `권불십년.'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질타하는 그 고사성어도 장종훈의 `세기말 전설' 앞에서는 무력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