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당뇨병 인한 성기능 저하 가정까지 파괴
기사입력 1997년 06월 22일 16시 43분
인천에 사는 정모씨는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여 마치 노신사 같았다.
57세인 정씨는 10년째 당뇨를 치료하면서 열심히 살았으나 5년전부터는 부인과 성생활을 하지 못할 만큼 병세가 악화됐다.
50고개를 넘은 부인은 평소 종교에 심취해 남편의 형편을 잘 이해하고 협조했다.
무엇보다도 다행스런 일은 남편의 성기능이 크게 떨어진 것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내지 않는 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고 동창회에 다녀온 부인은 평소 입에도 대지 않던 술냄새를 피우며 돌아왔다.
술에 취한 부인의 넋두리가 정씨의 가슴을 마구 후벼놓았다.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50대를 지나서도 성생활이 그렇게 즐겁다더라."
"당신은 정말 이제 끝난 것이냐."
뜻밖의 이야기를 들은 정씨는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입었다.
그렇지 않아도 성기능이 떨어진 뒤 부인의 눈치를 살피며 지내던 정씨는 부인이 추하게 보이고, 자존심이 상한데다 서럽고, 분한 생각에 별거를 선언했다.
당뇨병으로 성기능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 돼 가정까지 파괴된 셈이다.
어찌보면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영양가 있는 식탁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성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났다.
그러나 거꾸로 공해와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 사람도 성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일이 많아졌다.
현대 문명의 양쪽 모습이다.
게다가 우먼파워의 향상으로 모든 것을 참고 살지 않는 여성이 늘어났다.
정씨는 다행히 뒤늦게 약물치료를 받고 성기능을 회복한 뒤 가정도 되찾았다.
남자들이 살기 더욱 힘들어지는 세상이 된 것만은 분명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