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한국축구 부진 원인을 찾아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20일 14시 45분
한국 청소년 축구팀이 천길 벼랑끝에 섰다.
`4강 신화'는 커녕 예선 탈락 직전에 서있다.
누구보다도 1년 이상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어온 박이천 감독은 죽을 맛이다.
지난 17일 남아공과의 B조 예선 1차전서 일방적인 경기에도 0대0으로 비긴뒤 "울고 싶다"고 했던 박감독이 이제는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
경기시작 10분만에 넋잃은 3골.
특징없는 플레이, 정돈되지 않은 전술속에서 결국 `프랑스의 벽'은 2대4라는 뼈아픈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한국_프랑스전을 지켜본 각국 코칭스태프는 이구동성으로 "한국선수들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이 대단했지만 뭔가 `뚜렷한게' 없다"고 꼬집었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직도 선진축구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체력과 기동력을 위주로한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전에서 25차례의 슈팅을 날렸는데도 `운（運）'이 없어 비겼다거나 프랑스전에서 전술 운영 미숙으로 완패했다는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까 의문이다.
물론 프랑스와의 경기서는 전술상의 허점이 분명했다.
"프랑스 선수들의 `높은 키'만 생각했지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는 박감독의 고백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그렇다고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일 수는 없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렸던 제6회 아시안컵에서의 한국대표팀의 몰락, 그리고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98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의 석연찮은 플레이.
게다가 2002년 월드컵 꿈나무들인 청소년팀의 원인모를（?） 부진.
답보상태에 있는 한국축구가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이제 정말로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