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우] '시원한 골 기대하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17일 14시 39분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의 특급 골게터 이관우（李官雨．19．한양대 2학년）가 숨이 막힐 듯한 열대의 무더위 속에서 이를 악물고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각종 평가전에서 12골을 기록,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고 지난해 말 제30회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서는 3골을 뽑아내며 한국을 6년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끌어 올렸던 그였다.
그런 그가 새삼스럽게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정작 97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난 10일 말레이시아에 입성한 뒤부터는 이전의 날카로움이 무뎌져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태워왔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쿠칭시 선발팀과의 연습경기（5대0 승）때는 4∼5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려 대회가 임박해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던 박이천 감독을 초조하게 했다.
부담감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박이천 감독이 예선 첫경기인 남아공전의 베스트 멤버를 짜며 가장 고심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한동안 박감독은 이관우를 원래 자리인 중앙 공격수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동시켜 골에 대한 강박관념을 덜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주위의 시선이 중압감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일주일간 찜통 더위 속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은 이관우는 자신의 어깨를 짓눌러왔던 모든 짐들을 털어버리고 새출발한다는 각오다.
시간나는대로 마인드 컨드롤로 스스로를 다스리고 있는 `차세대 스트라이커' 이관우의 다짐이 예사롭게 들리지만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