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없는 현대] '작전이 안먹히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6일 14시 17분
지난달 20일 광주 해태전을 마지막으로 박재홍이 드러눕기 전까지 현대는 홈런 30개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16일 현재 팀 홈런 39개로 4위.
11개로 당시 홈런 선두를 달리던 박재홍이 빠지며 팀 홈런도 절반으로 줄었다.
20경기에서 겨우 9개로 경기당 0.45개에 불과하다.
잘 나가던 작년 이맘 때를 떠올릴 필요도 없다.
현재 팀홈런 최하위인 롯데의 0.48개 보다도 적고, 박재홍이 있을 때 0.91개의 절반에 불과한 것.
수치보다 더 뼈저린게 힘의 부족이다.
현대는 팀방어율 3.95로 8개 구단가운데 3번째를 달리고 있다.
또 팀 타율（2할5푼, 5위）, 팀 득점（229, 5위）도 중위권.
기록만 보자면 다른 팀에 크게 뒤지는 것도 아니지만 6위로 하위권을 헤매는데는 장타 부족이 절대 원인이다.
팀타선이 연타로 점수를 뽑아낼만큼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김재박 감독은 자연 잦은 작전을 걸고 있다.
지난 주말 인천 삼성전에서는 번트를 모두 8번이나 댈 정도.
그러나 선수들의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날씨가 더워 집중력까지 떨어져 만루 찬스를 번번이 무산시키는 등 낭패를 겪었다.
이럴 때일수록 순식간에 경기의 흐름을 돌리는 `화끈한 한방'이 그리운 법.
하지만 병상에 누워 있는 박재홍은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고 김경기 이숭용마저 빈 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해 현대는 점점 깊은 시름에 잠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