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토요문화특활' 현장스케치
기사입력 1997년 06월 15일 14시 49분
정동극장이 처음 선보인 문화상품 `토요문화특활'은 학생들에게 초여름 무더위를 싹 잊을 수 있을 만큼 신명난 하루를 제공했다.
14일 오전 9시부터 예정을 1시간 넘겨 오후 4시까지 이어진 첫 시간.
경복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연극영화감상반 학생 650여명은 모처럼 학교를 벗어나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우리 전통음악의 흥겨움에 취하고 새로운 문화체험에 즐거워했다.
행사 일정은 전통예술무대 공연, 농업박물관, 궁중유물전시관, 수문장 교대식 관람의 순서.
전통예술공연은 홍사종 극장장이 전통예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정동극장 전속예술단의 삼도설장구, 삼도풍물굿, 판굿 공연과 피리의 `관악영산회상' 연주, 왕기석씨의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으로 이어졌다.
팝송이나 가요에만 익숙한 학생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듯 머뭇거렸지만 젊은이 특유의 발랄함으로 금세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고, 발장단을 구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삼도풍물굿에서는 "하늘 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 짓고…"의 추임새를 직접 넣고 판굿이 끝난 후에는 앙코르가 쏟아졌다.
이명희양(경영정보과 3년)은 "우리 음악이 이렇게 신나고 멋진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면서 "앞으로 이런 국악공연장을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어 농업박물관을 방문해 돌도끼, 지게, 디딜방아, 써레 등 우리 농경문화유산을 둘러보고, 덕수궁에서 공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 궁중유물전시관,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했다.
연극영화감상반 지도교사인 이정석(40)씨는 "학생들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잘 짜여져 있다"면서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아 내년에도 다시 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