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경] 사랑에 멍든 외로운 도시여인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19분
진희경은 최근 `모텔 선인장'(박기용 감독－우노필름 제작)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버릇이 생겼단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가 먹고 싶을 때 커피가 떨어졌다면 그냥 콜라를 먹을 수도 있잖아요. 사실 전 그렇게 쉽게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들어선 커피를 꼭 먹어야만 할 것 같더라구요."
쾌활한 성격으로 유명한 진희경은 지난번 `홀리데이 인 서울'에 이어 신작 `모텔 선인장'에서 또한번 `외로운 도시여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심경에 많은 변화가 왔다고 말한다.
총6개 단락으로 이루어진 이번 작품에서 진희경은 두번째 단락 `여름'편과 네번째 단락 `가을'편의 주역이다.
여름편에서 진희경은 정우성을 상대로 사랑에 집착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정우성과는 이번 영화에서 첫만남.
"우성씨가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했어요.
이 작품은 모텔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불편한 사람하고는 연기호흡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요. 그래서 내가 옆구리를 툭툭 치면서 장난을 치더라도 오해하지 말라구 얘기했죠."
가을편에서 진희경의 모습은 바뀐다. 여름의 상처를 안고 있는 가을의 여인인 것. 상대역은 박신양이다.
"가을에 보여줄 사랑은 거칠고 메마른 사랑이죠. 이번 작품의 정서를 익히기 위해 소설과 시집도 많이 보았는데 `상처는 상처로 치유될 수밖에 없다'란 문구가 가을편에 딱 맞을 거라는 생각을 받았어요."
진희경은 이번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은…'이라고 여운을 남겨두고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진희경은 몇차례 러브신도 보여주게 된다.
"외로운 남녀가 모텔이란 공간에서 가위 바위 보만 하지는 않겠죠"라고 말한 진희경은
"박기용 감독의 연출의도가 감정을 살려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 위해 벗는 장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진희경은 이 영화의 촬영감독인 호주출신 크리스토퍼 도일과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스타일이어서 잘 통할 것같다"고 큰 기대를 표시하면서
"촬영장에선 잉글리시가 콩글리시로 변하면서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