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트렉-이글라이더사]북미대륙 횡단 모터사이클 붕붕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10분
`이그니션 키를 돌리는 순간, 멧돼지처럼 낮게 으르렁대는 쇳덩이.
스로틀을 감아쥐면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온몸의 피가 뒤로 쏠리는 속－도－감….'
최근 모터사이클로 북아메리카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상품이 미국에 등장해 화제다.
현재 미국에서 `Pacific to Atlantic(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이라는 광고카피를 내걸고 모터사이클 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는 회사는 이글라이더, 선트렉 등 4∼5개.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이글라이더(310－320－3999)는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만 취급하는 회사다.
할리 데이비슨은 지난 68년 화제의 영화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서 주연급 소품으로 선보인 뒤부터 `모터사이클의 롤스로이스'로 떠올랐다.
세계적 명품인 할리 데이비슨은 긴 핸들 덕분에 탑승 자세가 편해 장거리여행에 제격이다.
이글라이더사는 팻보이, 로드킹 등 할리 데이비슨 모델들을 하루 100달러 안팎에 빌려주는 한편 모터사이클 대륙횡단에 대해 가이드도 해준다.
사장 크리스 매킨타이어씨는 "자동차여행과는 달리 외부에 완전히 노출돼있어 보다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서울에 있는 하이여행사(02－548－1700)를 한국 대리점으로 삼고 있는 선트렉은 코치밴 여행을 전문으로 해왔으나 최근 모터사이클쪽으로 손을 뻗었다.
일제 혼다 모델을 주로 취급하며 하루 대여료는 최저 69달러.
모터사이클을 5대 이상 빌릴 경우 야영장비, 식량 등을 수송할 코치밴을 무료로 빌려주며 어느 나라 것이든 면허증만 있으면 모터사이클을 내준다.
미국 모터사이클 투어의 최고 인기 루트는 포틀랜드나 샌프란시스코 등 태평양 연안도시에서 인터스테이트루트를 타고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등 대서양을 면한 동부까지 달리는 2주짜리 횡단 프로그램이지만, 3박 4일이나 1주일의 짧은 투어도 있다.
투어 도중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야영하거나 래프팅 등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투어 참가자들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흔히 `Hell's Angels(지옥의 천사들)'로 불리는 미국판 폭주족들.
장발에 스카프를 두르고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이들은 투어팀이 자신의 마을에 도착하면 파티를 열어주곤 한다.
파티는 대개 차가운 맥주 한번에 마시기, 팔씨름, 모터사이클 묘기자랑으로 이어지는데 지옥의 천사들은 무시무시한 외모와는 달리 무척이나 순박해 사귀기 좋다.
단, 이들이 권하는 술을 정직하게(?) 받아마실 경우 다음날 예정대로 출발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십상이므로 요령껏 어울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