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국] 삼촌은 바둑9단 조카는 볼링9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06일 14시 42분
한국 남자 볼링에 `서국 시대'가 활짝 열렸다.
실업 1년차인 서 국（23．대우자동차）은 지난 4일 끝난 97볼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부에서 32게임 합계 6천383점（평균 199.4점）을 기록, 1위로 당당히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그동안 `볼링 신동'으로 불리며 정상을 향한 야망을 불태워 온 서 국이 마침내 국내 1인자의 자리에 올라선 것.
바둑 서봉수 9단의 조카로 알려진 서 국은 `볼링 9단'의 칭호를 얻으며 삼촌과 같은 `입신（入神）'의 반열에 올라 선 셈이다.
서종식씨（59）와 유영하씨（48） 사이에 2남 중 막내인 서 국은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의 후원에 힘입어 16세 때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청소년 대표로 선발된데 이어 2년 뒤 역시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우며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다.
충남대 시절 줄곧 국가대표로 활약한 서 국은 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 5인조전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2인조전과 3인조전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제 무대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퍼펙트 볼러' 이재호 등의 벽을 넘지 못해 `1인자'의 칭호를 얻지 못하다 대우자동차에 입단하며 마침내 국내 레인을 평정한 것.
특히 국가대표 선발전 1위는 오른손 손목 부상으로 특유의 `파워 볼링'을 마음껏 구사하지 못한 상태에서 따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국내 볼러가 대부분 `컨트롤 볼링'을 펼치는데 반해 서 국은 강력한 회전력을 바탕으로 한 `파워 볼링'을 구사,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주부 볼러' 이미영（부산 남구청）과 함께 오는 8월 핀란드 라티에서 열리는 97월드게임 출전 자격을 따낸 서 국은 "이젠 세계 정상에 도전해 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펼쳐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