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오토바이 야타족' 급증
기사입력 1997년 06월 05일 14시 06분
`야 타！'.
캠퍼스에 `오토바이 야타족'이 등장했다.
이들이 생겨난 원인으로는 불경기의 여파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오토바이는 구입비나 유지비 면에서 자동차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
또한 최근 학생들 차량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으며 등하교 시간의 교통체증도 오토바이 야타족의 숫자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캠퍼스가 넓어 강의실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학교들을 중심으로 생겨난 이들은 주로 교내에서 활동한다.
원래 이들은 강의시간에 쫓기는 친구나 선후배들을 태워주며 순수한 우정이나 학우애를 발휘해 주위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었다.
하지만 갈수록 오토바이 얻어타기를 바라는 수요자(?)들이 늘어나자 `이왕이면 다홍치마'격으로 예쁜 여학생만을 골라 태우는 경우가 생겨난 것.
박모군(21·S대 2년)은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1㎞ 정도 밖에 안되는데다 버스를 타는 것이 시간이 더 걸려 이번 학기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있다"며
"얼마전 강의시간에 늦은 음대 여학생을 태워 주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야타족들이 몰고 다니는 오토바이의 종류도 80∼100cc의 스쿠터류에서 1천cc 미국산 할리데이비슨까지 가지각색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스쿠터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동차면허로 운전이 가능한 최대배기량인 125cc가 가장 많다.
또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배기량이 큰 오토바이가 헌팅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일본제나 미국제의 중형 오토바이들도 자주 눈에 띈다고.
한편 신은주양(20·서울대 1년)은 "오토바이 소음 때문에 강의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얼마전에는 학교 내에서 한 여학생이 오토바이에 치어 중상을 입은 사고도 있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