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갤러리] 그림-음악회 '동시감상'
기사입력 1997년 06월 03일 15시 09분
"음악과 그림을 한자리에서 즐긴다."
국내에서도 미술관에서 연주회를 여는 `갤러리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호갤러리(02－758－1209)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금호갤러리 3층 전시실에서 `토요콘서트'를 개최한다.
미술과 음악이 장르의 벽을 허물고 하나의 공간에서 만나는 갤러리콘서트는 유럽, 미국 등 문화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 장기적인 기획에 의한 정기공연으로 마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공연장을 찾는 번거로움이 없고 화랑 전시실에서 공연을 펼침으로써 관객들이 그림 감상과 함께 연주하는 아티스트와 정서적 친밀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금호갤러리 토요콘서트는 7일 장혜원－신수정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6월 피아노, 7월 플루트, 8월 첼로 등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공연하는 `테마 콘서트'로 펼쳐진다.
실내악, 리사이틀 등 `작은음악회'를 주로 유치하고 국내 젊은 연주자를 중심으로 초등학생, 국악인, 외국 아티스트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환기미술관, 토탈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정도가 콘서트를 열어 왔지만 대부분 전시회 오픈을 기념하거나 다른 음악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92년부터 매년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을 초청, 봄－여름－가을 세 차례씩 야외조각장에서 연주회를 갖고 있다.
토탈미술관은 올들어 판소리명창 안숙선씨의 `춘향가' 공연, `현대음악주간'의 하나로 펼쳐진 크로노스 현악4중주단 연주회 등 3차례의 콘서트를 개최한 것을 비롯, 연말까지 3∼4회 더 음악회를 열 계획.
이밖에 환기미술관은 93년 `김환기 20주기 회고전을 기념하는 창작국악', `김창수 인도 명상음악회', `강태환－박재천 서울 듀오콘서트' 등 실험성이 강한 공연을 매년 1, 2회씩 열고 있다.
토요콘서트를 앞장서서 이끌어온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앞으로 좋은 음악가를 발굴, 수준높은 연주를 들려줌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