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고종수] 플레이메이커 낙점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08분
"유상철과 고종수가 적임자다."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 낙점에 고민을 거듭하던 차범근 감독이 마침내 밑그림을 그렸다.
유상철（현대）과 고종수（삼성）를 주전으로 기용하고 김도근（전남）을 제3의 선택으로 활용한다는 것.
지난 1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마자 오는 10월 98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대비해 여러선수를 테스트한 차감독의 믿음은 유상철과 고종수로 요약된다.
소속팀 현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유상철은 안정된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갖춘 보기드문 대형선수.
1m83, 78㎏의 다부진 체격인 그는 볼배급에 능하고 중거리슈팅과 헤딩력도 뛰어나 중동팀들의 모래바람을 잠재울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축구 천재' 고종수는 혜성처럼 떠오른 히든카드.
야생마같은 공격력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 28일 홍콩전（대전）에서 플레이메이커로 나서 감각적 패싱과 적시의 볼 공급으로 또한번 천재성을 과시했다.
2선에서의 폭발적인 슈팅력이 돋보이나 수비력이 떨어지는게 흠.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재목이어서 차감독의 가슴은 계속 부풀어 오르기만 한다.
다음달 1일 태국전（잠실）에서도 플레이메이커로 나선다.
제3의 대안인 김도근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모두 갖춘 특별한 약점이 없는 선수다.
따라서 차감독은 상대팀 전력에 따라 선수를 내세울 생각이다.
한국의 전력이 앞서면 고종수를 내세워 강력한 공격축구를 구사하고, 수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면 유상철로 안전운행을 한다는 것.
하지만 전력이 엇비슷하거나 다소 불리해도 상대 수비수들이 고종수를 전담마크하는 `프리미엄' 활용을 위해 고종수를 전격투입할 생각도 있다.
지난 21일 한일전（도쿄）때 일본 수비수가 고종수만은 줄곧 따라다녔던게 좋은 예다.
경기의 조율사 유상철과 고종수의 두뇌와 발에 한국의 월드컵 본선 4회 연속 진출의 신화가 어느 정도 달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