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실크로드 옛영광이 한눈에
기사입력 1997년 05월 27일 15시 11분
올해는 우즈베크 한인 강제이주 60주년_.
사회 각분야에선 이 지역 한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으며, 여행업계에서도 중앙아시아를 관광상품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세계일류여행사의 경우 오는 7월1∼8월26일 중고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타시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침간 등지를 돌아보는 `강제이주 60년, 잊혀진 중앙아시아를 찾아！'라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부터 서울∼타시켄트를 잇는 직항노선을 매주 취항하고 있다.
한편 현대미술관은 6월5∼7월10일 우즈베크의 한인화가 신 니콜라이전을 열 계획이어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이래저래 높아질 전망이다.
중앙아시아는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할 것인가. 3회에 걸쳐서 타시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등 주요관광지를 돌아본다.
치르치크 강은 천산(天山)에서 시작돼 이 도시의 남쪽끝을 따라 흐른다. 그 치르치크 강변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가 바로 타시켄트다.
실크로드의 옛영화와 오아시스의 잔영을 찾아보려면 타시켄트의 서북쪽 이슬람지구인 구시가지로 가보자.
타시켄트가 인근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과 더불어 이슬람교의 근원지라는 교과서적인 상식을 이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흙으로 만든 집과 흙담을 보면 `과연 이곳이 실크로드 지역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코란의 중얼거리는 듯한 경전소리 또한 이국정취를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메드레세(이슬람신학교)에는 여전히 신앙심깊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타시켄트의 중앙을 관통하는 보스보 강의 동부로 가면 옛날 러시아풍의 오랜된 집들을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타시켄트의 신시가지에서는 `실크로드의 옛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넓은 신시가지를 걷다보면 좌우로 우중충한 빛깔의 아파트들만 눈에 띌 뿐.
그런 우중충한 거리를 밝게 해주는 것은 거리의 젊은 미인들이다. 젊은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를 즐겨입는다. 거리를 활보하는 러시아 백인 여성들의 흰색의 날씬하고 긴 다리는 이 우중충한 거리를 밝게 해준다.
타시켄트에서 칼 마르크스 거리나 나보이극장을 가보지 않는다면 좀 섭섭하다.
우즈베키스탄호텔 왼편에는 한자거리가 있다. 바로 구 칼 마르크스 거리. 이제 이 공화국의 학교 교과서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유물론자의 이름이 쓸쓸하게 남아있는 거리다.
나보이극장은 그 유래 때문에 흥미롭다. 2차세계대전 당시 타시켄트에 억류된 일본병사들이 강제노동으로 지은 건물이 나보이극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