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천보성] '화끈하게 한판 붙자'
기사입력 1997년 05월 26일 14시 40분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은 감정을 품고 있는 삼성과 LG가 27일부터 잠실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빈볼 사태가 일어날 것", "집단 난투극이 벌어질 것", "승부욕으로 점철될 경기".
방망이 논쟁이 시작된 지 벌써 20여일이 지났지만 `감정의 골'만 깊어져 심상치 않은 사태가 나올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백감독 성격에 그냥 지나가진 않을 걸…."
"천감독도 만만치 않아."
양팀 사령탑을 잘 알고 있는 측근들의 말도 그냥 넘길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긴 마찬가지다.
삼성과 LG 사이에 금이 간 것은 지난 5일 대구구장.
시즌 첫 맞대결에서 무려 17개의 홈런을 맞고 49점을 내주며 3연패 한 LG 천보성감독이 삼성에서 부정 방망이를 쓴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혼란의 불씨가 번져 나갔다.
그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문제 없다'고 공식 발표를 했음에도 두팀 사령탑은 다른팀 감독을 만날 때마다 해명과 함께 응원세력을 얻으려고 인신 공격성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들은 돌고돌면서 부풀려져 당사자들에게 흘러 들어가 서로 미운 감정을 갖게됐고 지난 18일에는 LG가 잠실 OB전에서 `삼성 방망이' 1자루를 9명의 타자가 돌려쓰며 극단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넘지 못할 선'까지 넘어선 상태다.
LG는 "3연패를 설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고 삼성은 "모든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가슴속 깊이 도사리고 있는 씻기 어려운 감정의 앙금들이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어 삼성－LG 3연전은 감정과 실력대결이 어우어진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