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 음악감상 '자판기'시대 부활
기사입력 1997년 05월 21일 14시 35분
`음악자판기'인 주크박스가 젊은이들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음악이 나와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신세대 젊은이들의 `마법의 뮤직박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음악자판기는 음악다방이 유행하던 80년대에 있었으나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DJ에게 밀려 호응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음악다방이 거의 자취를 감춘 요즘 음악자판기가 패스트푸드 같은 인스턴트문화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구미와 맞아떨어져 `얼굴없는 DJ시대'를 열고 있다.
이진영양（21·Y대 3년）은 "카페나 재즈바에 갔을 때 업소에서 일방적으로 틀어주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참기 힘든 고역"이라며 "요즘들어 자판기식 음악카페가 이곳저곳에 생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물론 곡당 200∼500원의 동전을 넣어야 들을 수 있는 게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덕분에 음악감상을 충실히 할 수 있는데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남들에게 들려주는 색다른 기쁨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양의 얘기.
이렇듯 음악자판기가 인기를 얻으면서 서울 압구정동의 터번스빌이나 길동의 코마, 건국대앞의 불독 등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카페나 재즈바에서는 앞다퉈 음악자판기를 설치하고 있는 상태.
신촌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35）는 "그동안 몇가지 곡을 골라 하루종일 반복 사용하다가 주크박스를 설치, 음악감상을 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손님들이 2배는 늘었다"며 "주크박스는 DJ월급 등 인건비가 필요없이 손님도 끌고 이용요금도 챙길 수 있어 요즘 같은 불경기에 최대의 효자"라고 말했다.
이런 음악자판기 설치붐은 미용실이나 당구장, 오락실, 레스토랑, 볼링장은 물론 기업체의 휴게실 등에도 불어닥쳤다.
주크박스를 보급하고 있는 신용통상의 강종만 이사는 "기존의 주크박스는 LP판이었으나 현재는 1천700여곡을 CD에 담은데다 내장된 6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출력만도 일반 오디오의 4배인 250와트에 달한다"며 "업소들로부터 주문이 밀려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