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관전평]진갑용 블로킹미스에 김상진 '흔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7일 00시 15분
농경시대에는 강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지만 가뭄이 들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스포츠에서 라이벌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을 도모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해 팬들을 짜릿하게 만드는 묘미가 있다.
`서울 라이벌전'에서 OB는 기본기, 집중력, 팀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뒤졌다.
신인 포수 진갑용의 포구와 블로킹 미스로 1회와 3회에 실점하면서 에이스 김상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갑용은 낮은 공 처리에 계속 문제점을 드러냈다. 아마시절엔 속임수 미트질로 낮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프로에선 심판의 정확한 눈과 다양한 변화구, 체인지업이 주로 아래로 떨어지므로 그런 시도는 무모한 것이다.
그런 결점을 코칭스태프가 알고 있어도 수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이날 경기에선 전체 수비까지 불안해졌다.
반면 LG는 운까지 따라 쉽게 이겼다.
3_1로 앞선 4회말 1사 1루에서 9번 권용관에게 희생번트를 시켜 2사 2루로 만든 것은 한점을 더 얻어 승리를 굳히겠다는 벤치의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LG는 4회말 2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OB가 LG와 라이벌다운 경기를 펼치려면 집중력과 서로를 위하는 팀워크를 살려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