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공화국] 조직강화 (6)

기사입력 1997년 05월 16일 14시 13분


장국장은 삼성동 한 고급빌라에 살고있다.

오전 2시가 넘었는데도 허원행이 벨을 누르자 양복차림으로 뛰쳐나왔다.

"웬일이오."

갑자기 나타난 허원행에 놀란것 같다.

"당신의 협박 때문에 놀라서 왔소."

장국장은 흥분한 얼굴이었다. 잠시 서 있던 그가 안채로 안내했다.

60여평은 족히 되어 보이는데 가구들이 모두 외제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응접실로 들어서던 허원행이 우뚝 걸음을 멈추어 섰다. 놀랍게도 그곳에 허의원이 풀죽은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조금전 협박전화를 할때도 허의원이 옆에 있었을 것이다.

"웬일이야 허소장."

"의원님은 웬일이십니까. 리셉션 때문에 피곤하실텐데."

이들 두사람 사이로 장국장이 비집고 나섰다.

"자, 두분 다 앉아요. 이런 시간 많지 않을테니."

"아… 알겠습니다."

허의원은 뜻밖에도 젊은 장국장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 허의원은 무소속에서 곧 여당으로 당적을 옮기기로 되어있어 상당한 대접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자. 터놓고 얘기합시다. 허소장. 당신 우리편이 되겠소. 아니면 우 리의 적이 되겠소. 결정하시오."

"우리라뇨. 도대체 누가 우리며 누가 우리가 아닌 사람입니까."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요. 우리는 그분의 아드님을 중심으로 모인 젊은 엘리트들이오.

나머지는 전부 `아닌 사람'이고. 알겠소? 나는 당신에 대해 대단한 흥미를 가지고 있소. 일 추진력, 예견력. 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은것 같소."







































































"계속하시오."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우린 앞으로 그를 정치지도자로 만들 생각이오. 나이가 있으니 차근차근 밟아갈거요. 그만한 준비도 되어있고. …어떻소, 허소장. 우리와 합류하지 않겠소. 아니면 당신에겐 죽음 뿐이오."

"도대체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오. 그럼 대권이라도 잡겠다는거요?"

"앞으로 그렇게 된다는거요. 어차피 당신은 테이프를 통해 알았을거요.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 당신 하나쯤 제거시키는 건 누워서 떡먹기요."

"허허 … 누워서 떡먹으면 체하는 법이지. 안그렇소. 장국장?"

허의원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

"허소장, 그런 무례한 말을…."

"뭐 굳이 손잡을만한 정치인도 없소. 나도 생각을 해야하니 일주일만 여유를 줘요. 날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어야 할거요."









































































"물론이죠. 원하면 튼튼한 지방신문 하나 안겨주겠소. 적자는 불가피하겠지만 우리 조직에서 광고비로 충당시켜 줄테니까.

…서울의 비젼21. 지방지. 그만하면 당신 나이에 과분하지 않겠소? 마침 사정이 어려워 내놓고 싶어 하는 지방지가 있으니까."

































































































꿀같은 조건이다. 이런 조건에 침흘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