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진희경] 끈적끈적한 사랑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18분
젊음의 폭발을 그린 영화 `비트'의 빅히트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른 정우성이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독특한 색깔의 영화에 도전한다.
정우성의 야심작은 `선인장'(박기용 감독．우노필름제작).
모텔 선인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영화로 옮겨내는 작품이다.
여기에서 정우성은 자동차세일즈맨으로 등장, 사랑에 집착하는 여자 진희경을 상대로 이기적인 남성의 모습을 연기하게 된다.
정우성이 `선인장'의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은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기 위해 찾아드는 여관방이라는 공간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낯선' 스타일 때문.
실제로 `선인장'은 기존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다. 크게 여섯개의 단락으로 나뉘어져 3명의 남자와 3명의 여자가 등장과 퇴장, 만남과 헤어짐을 보여주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한 공간에 시간이 뒤섞이면서 얼핏 복잡한 구조처럼 느껴지지만 `펄프픽션'이나 `비포 더 레인' 등의 영화에서 시도됐던 구성방식.
정우성은 박기용감독으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자마자 그자리에서 "하겠다"고 대답했을 정도로 `선인장'의 독특한 색깔에 매료됐다는 설명.
주요 등장인물이 6명이어서 정우성의 비중 역시 6분의1인 셈이지만 정우성은 "연기인생의 분수령"이라며 도전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왕가위의 `중경삼림' `동사서독', 첸 카이거의 `풍월' 등을 촬영했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기꺼이 `선인장'의 촬영감독으로 가세했다는 점도 정우성의 야심을 부추긴 필요충분조건.
또 진희경과 끈적끈적한 사랑을 나누게 된 캐릭터 역시 정우성으로서는 남성적 매력을 발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