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영] 별주부전 리듬에 담았어요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18분
별주부전을 기억하는가?
어린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이 얘기의 이후 스토리를 생각해 본 이는 드물 것이다.
간을 가져오겠다는 술수로 육지로의 탈출에 성공한 토끼. 망연자실 남게된 거북이. 그리고 거북이는 토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시에 사랑하는 토끼를 되찾을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함을 알고 절망한다.
신인가수 황선영(21)이 내놓은 록발라드 `거북이의 노래'에는 토끼를 만나게 되기를 기원하는 거북이의 절절한 기도가 들어있다. 가수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 곡은 의인법을 사용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황선영의 데뷔앨범 `숨겨진 이야기'에는 `거북이…'외에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곡들이 많다. 한참 유행했던 바보 얘기를 우리 일상에 대비해 부른 `지록위마', 각박하고 어두운 세상을 빗댄 `오감도' 등이 그렇다.
고등학교(한성 과학고) 1학년 때부터 스쿨밴드를 한 덕에 웬만한 악기는 만질 줄 안다는 황선영은 작사 작곡 편곡에 두루 능하다.
대학(서울대 도시공학과 3)내 음악모임인 `퓨즈'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친구가 과외 아르바이트 하던 학생의 아버지가 제작자다)로 음반을 내게 됐다.
같이 노래하던 친구들이 학업에 전념할 뜻을 비추었고 황선영은 홀로서기를 감행했다.
펑키, 보사노바 재즈, 록발라드 등이 뒤섞여 있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은 모두 `퓨즈'때 불렀던 노래. 황선영이 편곡을 다시 해 전체적인 색깔을 맞추었다.
"좋아하는 노래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게 되어 기쁘다"고 데뷔소감을 밝히는 그는 코러스를 넣어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퓨즈'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