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옛동료 울린 전준호 두뇌야구
기사입력 1997년 05월 11일 00시 19분
사인을 완전히 바꿨고, 현대전 선발 투수에겐 "전준호를 막으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6년간 한솥밥을 먹은 전준호가 롯데 선수들의 특징을 훤히 꿰고 있는 탓이었다.
10일 롯데전서 전준호는 2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매타석이 영양가 만점이었다.
그중 1회말 무사 2루에서 타석에 섰을 때가 압권.
전준호는 초구 번트 안타로 진루하며 무사 1, 3루를 만든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4번 김경기의 좌전 안타로 홈까지 밟았다.
번트 타구의 방향부터가 절묘했다.
롯데 선발 염종석이 피칭 후에는 중심이 왼쪽으로 쏠린다는 것을 알고 3루수와 투수의 중간 지점으로 타구를 보낸 것.
1회 도루로 올시즌 도루 7개를 기록했는데 이중 4개가 롯데전인 것은 배터리의 습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
김경기의 짧은 좌전 안타 때 2루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홈을 판 것도 좌익수 김응국의 송구 능력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준호는 2－0으로 앞선 3회 무사 2루에서도 1회와 똑같은 코스로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고, 4－2인 7회 1사 3루에선 4구를 골라 각각 쐐기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준호의 이날 활약을 보면 상대팀 분석이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알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