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내안에 우는 바람' 시사회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1분
제 50회 칸 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전수일 감독（39）의 `내안에 우는 바람'（Wind Echoing In My Being）이 9일과 10일, 살르드 앙드레 바쟁 극장과 드비시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지며 세계 영화인들에게 선보였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출품된 `내안에…'은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중인 전 감독이 사비를 들여 제작, 감독한 독립영화. "은행 빚을 얻어 만들었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 남자 주인공 조재현도 경성대 후배여서 자신을 도와주는 의미로 출연을 자청해 주었다는 것.
`내안에…'은 유년기, 청년기, 노년기를 다루는 전 감독의 시간에 관한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으로 40분짜리 단편영화.
전 감독은 "고향이 속초인데 13살때 그곳을 떠나 20여년 만에 다시 방문을 했을 때 내가 살던 집이 없어진 걸 보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시간'에 관한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내안에…'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프랑스 영화평론가 막스 테시에의 추천으로 칸에 초청됐는데, 칸영화제 관계자들에게 "아름답고, 시적이고, 감상적인 작품" 이란 평을 들었다.
9일 시사회에도 300석 규모의 극장에 250여 명의 외국기자와 평론가들이 참석해 이 영화를 관심있게 지켜보았을 정도.
전 감독은 자신의 영화제작 스타일에 대해 "평소 떠오르는 느낌과 이미지, 간단한 줄거리를 갖고 시작한다"고 설명하면서 교수로서도 "자신의 느낌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영화학도들에게 강조한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국제 영화제에서 먼저 관심을 모은 `내안의 우는 바람'을 1부 `말에게 물어 보렴', 3부 `길 위에서의 휴식'과 함께 모아서 올여름쯤 국내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