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올해는 효자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53분
"올해는 불효를 덜 한 것 같습니다."
어버이날인 8일. 현대 김종건（金鍾健·28）은 모처럼 편안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91년 프로 유니폼을 입은뒤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맞았던 어버이날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잦은 부상으로 부모님께 걱정을 끼쳤던 예년과는 달리 농익은 기량으로 그라운드를 격정으로 몰고가는 `자랑스런 아들'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다이내믹의 결정체' `헤딩의 명수' `시력（視力） 50' `정열의 화신'….
그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수식어는 현란하기 그지없다.
올들어 화려한 기량을 거푸 뽐내는 김종건의 열연중 정수는 지난달 16일 유공전（목동）에서 터뜨린 50m 슛.
역대 최장거리 골을 쏜 이후 자연스럽게 그는 `시력 50'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폭넓은 시야를 자랑한 김종건은 지난 4일 울산에서는 포항전 징크스를 끊는 결정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2년 동안 5무5패로 끌려가던 현대가 1_0으로 불안한 리드를 하던 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날아온 센터링을 날렵한 몸짓으로 골문을 두드린 것.
현대의 라피도컵 2연패 달성 여부의 핵으로 떠오른 그는 부상과 질긴 악연을 맺고 있었다.
92년 왼쪽 엄지발가락 뼛조각 제거수술, 93년 왼쪽 허벅지 근육파열 수술, 95년 오른쪽 어깨 탈골 수술 그리고 작년 9월에는 왼쪽무릎 인대와 연골 부상.
하지만 그는 시련을 딛고 현대의 가공할 득점원으로 우뚝 섰다.
따라서 김현석 신홍기 송주석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즐비한 현대에서도 확실한 대우를 받기에 이르렀다.
어버이날을 맞아 `자랑스런 아들'이 되기를 다시 다짐한 그가 엮어갈 프로축구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