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슬럼프요? 걱정없어요'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7분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삼성 이승엽（21）에겐 슬럼프가 없다.
시즌 개막직전 삐끗한 허리부상의 후유증으로 타격 페이스가 엉망이지만 꼬박꼬박 안타를 뽑아내며 중심타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일 현재 72타수 21안타（0.292） 11타점.
비록 삼진 17개로 팀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지만 찬스때마다 한방씩을 터트리며 꾸준히 3할 부근을 맴돌고 있다.
천재의 진가는 위기에서 발휘되기에 더욱 빛이 나는 법.
지난달 29일 롯데와의 시즌 1차전에선 2_3으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의 출발점이 된 우중월 2루타를 뿜어내 시즌 2승째를 노리던 선발 차명주를 기어이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30일 2차전에서도 1회 2사후 선발 박지철로부터 중전안타를 터트린뒤 신동주의 좌전 적시타때 홈까지 밟아 결승 선취득점을 올렸다.
게다가 3회말 수비에선 2사 1루에서 3번 박정태의 1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 초반 2실점하며 강판의 위기에 몰렸던 에이스 김상엽을 살려냈다.
이승엽은 자타가 공인하는 `노력하는 천재'.
백인천감독도 "우리팀에서 연습량이 가장 많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양준혁과 이승엽"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타고난 성실함이란 두둑한 밑천이 있기에 초반 페이스 하락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이승엽은 "현재 페이스는 좋지않지만 5월만 들어서면 사정이 틀려질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