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 토종들 정신력 실종
기사입력 1997년 04월 29일 15시 22분
프로농구 원주 나래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지난 25일 챔피언 결정전 부산 1차전서 먼저 1승을 올리고 휘파람 불었던 나래가 2, 3차전에서 허무하게 추락한 까닭은 `토종들의 총체적 난국' 때문.
일단 3차전에서 나타난 득점 분포가 토종들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증명한다.
용병 윌리포드와 해리스가 팀 득점의 80％에 해당하는 60득점을 합작해냈다.
그리고 나머지 20％인 15득점을 이날 코트에 나선 토종선수 8명이 담당했던 것.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 것은 정인교 강병수 등의 플레이가 `싸움닭'이란 별명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무기력했다는 점이다.
정인교 강병수는 4쿼터 내내 헛손질로 일관했고 수비에서도 특유의 찰거머리 마크가 실종된 모습이어서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이같은 토종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최명룡 감독은 "정인교가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이인규가 왼쪽 어깨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선수들이 플레이오프 1회전과 준결승을 모두 소화해내는 동안 체력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자체분석했다.
하지만 토종들의 난조를 체력저하와 부상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약하다.
오히려 풀가동되다시피 해 이미 파김치가 돼 있어야 할 기둥 윌리포드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나래의 난조와 정신력 실종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온 것만도 다행"이라는 선수들의 `자위'에서 온 것이 아닌가하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