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홈런왕 '연임'선언
기사입력 1997년 04월 24일 15시 01분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없을 때는 왠지 허전하다.
최근의 홈런 순위표가 그랬다.
비록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현대 박재홍（24）의 이름을 상위권에서 찾을 수 없었으니 뭔가 이상한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 순위표가 슬슬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23일 현재 박재홍이 홈런 3개로 해태 이종범（5개）, LG 김동수（4개）에 이어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박재홍은 23일 LG전에서 시즌 3호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18일 OB전 이후 5일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1회말 1사 3루 볼카운트 1－0에서 터뜨린 100m짜리 좌월 2점홈런.
약간 낮은 코스의 공을 강한 손목힘으로 낚아올린 것이었다.
3호 홈런을 터뜨려 홈런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박재홍은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을 강조한다.
"이제 10게임밖에 안 했잖아요. 저는 몰아치기에 강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왕창 올려 놓을테니 두고 보십시오."
지난해 홈런왕（30개）다운 여유다.
박재홍이 제 페이스를 찾아가자 코칭스태프도 한숨을 돌렸다.
이선웅 타격코치는 "뭐니뭐니 해도 우리팀 타선은 재홍이가 이끌어야 활기를 찾는다"며 "차츰 타선의 응집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해 각팀 투수들로부터 가장 심한 견제를 받고 있는 타자가 바로 박재홍이다.
초반 10게임을 치르면서 탐색전을 끝낸 박재홍이 이제 `카운터 펀치'를 날릴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