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도루비법 찾았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2일 14시 44분
뛰기만 하면 성공이다.
상대팀 야수들은 쫙쫙 벌어지는 2루심의 양팔을 보고 긴 한숨만 내쉬기 일쑤다.
OB `재간둥이' 정수근（20）이 `백발백중'의 도루실력으로 그라운드를 헤젓고 있다.
21일까지 8게임에서 6차례의 도루를 모두 성공시켜 100％의 적중률.
작년시즌에는 도루 2위（43개）를 차지했지만 25번의 도루자로 도루부문 상위랭킹 5명 가운데 실패가 가장 많았다.
도루의 필수조건인 스피드（Speed）와 센스（Sense）는 갖췄으나 투구폼을 빼앗는 요령이 부족했다.
OB의 트레이닝과 주루를 맡고 있는 김평호코치는 "한마디로 기본기가 부족했었다. 뛸 줄만 알지 참는 법을 몰랐다. 도루는 투수와의 수읽기가 성공의 관건인데 정수근은 빠른 발만 믿고 무작정 뛰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시즌엔 사정이 달라졌다.
상대투수가 견제구를 던질때와 투구를 하는 타이밍을 적절히 판단, 한박자 빠른 스타트로 3∼4걸음씩 이득을 봤다.
지난 19일 잠실 현대전은 정수근의 도루 하나가 OB에 승리를 안겨준 경기였다.
정수근은 2-2로 팽팽하던 7회 선두타자로 나가 4구를 골라낸뒤 현대 왼손 김홍집이 견제할때는 오른쪽 다리가 약간 올라가는 점을 이용, 잽싸게 2루를 훔쳐냈고 결국 결승득점까지 올렸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둘을 알 정도로 머리회전이 빠른 정수근은 역시 신세대다운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