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서울도착 야권 반응
기사입력 1997년 04월 20일 17시 08분
와 자민련등 야권은 황씨의 무사입국을 일단 환영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서로의 대응자세는 약간 차이를 보였다. 대선정국에서 이른바 「황장엽 리스트」라는 카드를 활용한 「공안정국 조성기도」를 우려했던 는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는 황씨가 정보분야가 아니라 사상분야에 주로 종사해 정보기밀을 알수 있는 계선상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중시하며 오히려 「리스트」에 대한 설이 맞더라도 야당보다는 여권이 더 걱정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김총재는 실제로 지난달 중순께부터 측근들에게 황씨의 입국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총재권행대행은 『황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것이 미국과 중국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고, 수석부대변인도 『설사 「리스트」에 관한 설이 맞더라도 야당보다는 여권이 더 걱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기조실장도 『민족의 비극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중의 하나이므로 민족과 통일을 위해 기여하기 바란다』고 원칙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황장엽 리스트」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윤호중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제 황씨는 과거 자신의 허물을 반성하고 정확한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지와 평화통일에 긍정적으로 기여해야한다』며 『우리 국민은 이제 북한정세를 이용한 정권의 국면호도책에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성숙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민련은 당의 보수성향을 강조하려는듯, 황씨가 「전범」인 만큼 민족상잔의 죄악을 저지른데 대해 우선적으로 사죄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의 망명동기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변인은 『그는 주체사상을 창안한 이론가이자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전범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아울러 북의 모든 정보를 한 점 남기지 말고 사실대로 우리측에 전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도 『황씨의 북한탈출 망명동기가 자신을 위한 것인지 북한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조국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이것이 선행된 뒤 황씨 망명에 대한 의미부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양섭 부대변인은 『민족분열과 동족상잔의 논리를 제공한 장본인인 황씨가 자신의 죄과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은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황씨는 자신의 입국이 망명도 귀순도 아니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김총재의 한 측근은 『황씨의 북한탈출 한국망명이 무사히 끝난 것을 다행으로생각한다』며 『황씨가 도착성명에서 자신이 민족에 저지른 큰 죄를 부끄러워한 것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